야설: 늑대의 밤 - 10부 | 야설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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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밤 - 10부
최고관리자 0 29,097 2022.11.11 03:03
늑대의 밤 10. 그리고 새벽. 며칠 내린 비로 깨끗해진 하늘에 보름달이 유난히 밝았다. "오늘도 이 동네만 계속 도는 건가요?" 운전을 하는 도철이 조수석의 강형사에게 물었다. "그럼 뭐 이거 말고 할거나 있냐? 지미." 강형사의 퉁명스러운 대답에 욕이 따라 붙었다. '본청 개새끼들. 내가 이번에 늑대 놈 잡기만 하면 양보고 뭐고 없어.' 우려하던 대로 서울에서 팀이 내려오자마자 관할 형사들은 따까리 노릇 밖에 할게 없었다. 그마저도 연줄있는 몇몇 빼고는 특별수사팀에 자리 하나 맡지 못하는 신세였다. "넌 일단 빠지란다." 미안한 건지 화가 나있는 건지 애매한 표정으로 던진 반장의 한마디가, 아직도 강형사의 입안을 텁텁하게 하고 있었다. "근데, 그렇게 확실하다 싶으시면 특수팀이나 반장님께 말씀드리는게 좋지않겠습니까? 오늘 달도 밝은데." 뭔가 감이 좋지 않은지 도철이 은근슬쩍 지원요청 운을 띄웠다. "누구 좋으라고. 두고 봐. 이번에 너랑 나랑 늑대새끼 잡고 서울 간다." 각 동사무소마다 공문까지 띄워놓고, 공개적으로 혼자사는 20대 여성들이 많은 지역에 집중하고 있는 특수팀은, 강형사와 도철이 집중하고 있는 이 곳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당연히 반장을 통해서 상부보고가 이뤄져야 했지만, 마음이 단단히 틀어진 강형사는 어떻게든 혼자서 일을 해내고 싶었다. 지방관할형사라고 무시당해왔던 설움을 한 번에 풀어버릴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었다. '아~. 이거 이러다가 범인 잡고도 말 나오면 골치 아픈데.....' 강형사만큼의 경력이나 배짱이 없는 도철은 계속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지만, 일단은 그저 믿고 따를 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정말 잘 된다면, '서울 간다'는 강형사의 그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닐 수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꿈이었던 강력계 형사 명찰 단지 반 년도 채 안되어 꽃을 피울지도 모를 일이었다. 또, '세린씨도 좋아하겠지?' 자신이 늑대를 검거하고 세린씨 앞에 자랑스럽게 서는 모습을 생각하면 괜스레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가족의 원수를 갚아주고 연인이 되는 삼류 통속 드라마 시나리오가 자연스레 써지는 도철이었다. "또 뭐가 좋다고 실실 쪼개냐. 쪼개긴." "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강형사의 지적에 도철은 다시 자세를 고쳐잡았다. "경찰은 딴 생각하는 그 순간 근무 태만이야. 정신 똑바로 차려라." 차창 넘어로 주변을 살피는 강형사의 눈빛이 매서웠다. "오늘 제대로 보름달이던데...." 커피숍 창가쪽에 앉아 밖을 내다보며, 진욱이 혼잣말 반 준수 들으라고 반 인 말을 흘렸다. 아직도 소식이 없는걸 보면 뭔가 다른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듯 했다. 두 사람이 늑대가 나타날만한 곳들을 매일같이 돌아다닌지가 벌써 20일 가까이 되었지만, 아무런 소득없이 보름달이 떠버린 것이다. '혹시 뭔가 눈치챈건가?' 말없이 입구쪽만 바라보던 준수도 범행예정일이라고도 할 수 있는 보름날 조차 낌새가 없는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애초에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이 시작한 추적이긴 했지만, 이미 목표물을 찍고 작업에 나설 시간이 지난 시점까지 소식이 없다면, 적어도 지금 당장 여긴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세린씨 쪽에서는 별다른 이야기 없어요?" 준수의 질문에, "비슷한 사람도 못 봤다네요." 진욱이 힘없이 대답했다. 어찌보면 시작부터 무모한 싸움이었는지도 몰랐다. 그저 반드시 잡고 말겠다는 의지 하나로 시작하기엔, 그들에게 주어진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요즘에 인터넷에서도 말나오고 그러니까, 잠시 움츠리는건 아닐까요?" 진욱의 질문에, "분명 오늘밤 일을 저지르긴 할 거예요." 준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남을 짓밟는 그 재미를 끊는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준수는 직접 경험해 알고 있었다. 결코 놈은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 "문제는 하느냐 안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하느냐 하는 거죠." 그 가장 중요한 문제인 '어디서'를 두 남자는 해결하지 못 하고 있었다. "아항~. 오빠~. 하응~." 연신 좋아죽겠다는 색기 가득한 신음을 토해내며, '철푸덕-' '철푸덕-' 세린은 이름모를 남자의 허리위에서 요분질을 쳐댔다. '푸우욱-' '푸우욱-' 자신의 요분질 리듬에 맞춰 자지를 쳐올리는 남자의 손가락이 자꾸 항문을 간지럽히는게 짜증났지만, 세린의 정신은 사실 전혀 다른데 가 있었다. "언니. 오늘 나랑 같이 자면 안돼?" 바로 탈의실에서 지수가 한 부탁이었다. "갑자기 왜?" "언니도 알지? 왜 늑대라고. 몇 달 동안 요 근방에서 열 명도 넘게 강간하고 살인했다는 놈." 지수는 그게 뭐라고 목소리까지 낮췄다. '하여튼. 인터넷이 무슨 뻥튀기 공장도 아니고, 뭐 하나 터졌다하면 뻥뻥이네....' 속으로 실소를 금치 못하며, "세 명이야. 세 명. 한 달에 한 명씩. 지난 세 달 동안." 세린은 덤덤하게 사실을 바로 잡아 주었다. "헐~. 대박. 진짜야? 근데 언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아니 왜 내 트친 중에......" 한 번 터진 지수의 입은 역시 다다다다 고속도로를 달려댔다. "그래서? 오늘이 보름날이고, 우리 지수님 같은 초초초 대박 미인은 위험하니 보호해 달라?" 한참을 지수의 수다를 들어주던 세린은 일할 시간이 다가오자 결말을 지으려 했다. "그렇지~. 어머, 역시 우리 언니는 센스가 대박이라니까~." 엄지손가락을 펴보이며 귀엽게 보조개를 만드는 지수를 보자 세린은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근데 어쩌냐. 너도 알지. 나 5일 동안 두 시간씩 오바타임 하기로 한거. 지난주에 병원 간다고 빠진거 채우라고 최실장이 아주 지랄이잖니." 그녀는 지수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에이~. 언니는 마이깡 한 것도 없고, 뭐가 걸린다고 그래. 최변태 그 새끼 말 그냥 씹어. 응? 아잉~. 응?" 지수는 그 큰 가슴을 흔들어대며 아양을 피웠다. 상대가 남자였다면 당연히 통했겠지만, 세린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유~. 늑대가 안 잡아 먹을테니까. 걱정말아요." 지수의 곱게 날이 선 코를 살짝 잡아 몇 번 흔들어준 뒤, 세린은 탈의실을 빠져나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사실, 세린도 지수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었다. 자신의 동생을 그렇게 만든 늑대였기에, 그녀는 늑대의 무서움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에이~. 그 많은 여자들 중에 설마 지수가....아직 직업여성들을 목표로 삼은 적도 없는데...' 하는 마음과, "너 이런식으로 하면 곤란하지. 나랑 약속했잖아. 시간은 꼬박꼬박 채워주기로." 하던 최실장의 은근한 협박이, 세린이 지수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하게 만들고 있었다. "아흐응~. 하아응~. 하우웅~" 입으로는 기계적인 교성을 계속 내뱉으며, '질꺽-' '질꺽-' 보지로 조금씩 애액을 흘려대고 있는 세린의 마음은, 그 들어주지 못한 부탁으로 무겁기만 했다. '지금 쯤 집에 도착했으려나?' '철푸덕-' '철푸덕-' '철푸덕-' 남자의 치골을 고운 엉덩이로 야무지게 방아 찧어 주면서도, 세린은 지수 생각 뿐이었다. '안되겠다. 이 새끼 끝나고 전화라도 한 번 해줘야지. 아~ 새끼. 왜 자꾸 똥구멍을 만져대고 지랄이야. 더럽게.' "하응~. 오빠, 좋아~. 아~ 나 너무 좋아~. 오빠~ 하우응~." 겉과 속이 다른 세린의 오물거리는 보짓살을, '푸욱-' '푸욱-' '푸우욱-' 남자의 자지가 신이나서 쑤셔대고 있었다. "캬아-. 날씨 좋네." 환한듯 은밀하게 내려비치는 달빛을 쬐며, 늑대가 기분좋은 표정으로 하늘을 쳐다봤다. 그녀가 반지하 방에서 혼자 산다는 것과, 그 반지하 방에 가기 위해 이 골목을 지나가는 시간과, 이 골목 주변에 CCTV나, 그 시간대에 딱히 마주칠 사람이 없다는 사실까지도, 늑대는 모두 다 확인했고 알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이미 며칠 전 현장답사와 함께 상상연습까지도 마친 그였다. 고맙게도 맑은 날씨까지, 사냥준비는 완벽했고, 이제 그냥 이 자리에서 그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면 되었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듯이 정확한 시간에 그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 이 시간에 하이힐을 신고 이길을 지나갈 사람은 아무래도 그녀밖에 없었다. '후후-. 그렇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헌옷수거함을 믿고 몸을 숨기고 있던 늑대는, 그녀의 발소리가 최대로 커졌다가 다시금 작아지기 시작할 때, 스르륵- 몸을 움직였다. 천천히. 조심조심. 그녀가 열쇠를 찾아 문에 꽂는 그 틈을 이용해서, 달빛조차 눈치채지 못하게, 늑대의 육감으로, '철컥-'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파바박-' 늑대의 품에 그녀가 살포시 안겼다. "호오-. 송지수? 원래 이름이 지수였구만." 장갑 낀 손으로 지수의 지갑을 잠시 뒤적거린 늑대는, 자신만의 무대를 꾸미기 시작했다. 이제까지의 그 어떤 경우보다 비좁은 원룸이었지만, 최대한 공간을 확보해 비닐을 깔은 바로 그 때, 지수의 전화기가 울렸다. "에이씨-. 왜 하필 지금." 늑대가 휙- 돌아본 방구석 매트리스 위에 알몸으로 묶여 누워있는 지수가 있었다. '아직 안깬거 같은데.....깨워서 받으라고 할까? 아니야. 갑자기 깨워서 통화를 시키면 어색할건데. 그냥 받지 말까? 아니 그럼 혹시 의심할지도...' 늑대의 머릿속은 복잡해져갔다. 전화기가 울리는 횟수가 늘어갔고, 늑대는 일단 발신자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세리니언냐' '세리니언냐? 친언니는 아닌거 같고. 그냥 아는 언니?' 그냥 아는 정도의 언니라면 그나마 다행인듯 했다. 아주 친하지 않은 사이라면, 전화 한 번 안받는다고 심각하게 생각할 확률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장 이름을 보아하면 꽤나 친한것도 같았고, 늑대는 확신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늑대의 고민과 함께 전화는 더이상 울리지 않았다. 결국 못받게 된 것이다. '어떡하지? 그냥 여기서 끝내? 아니지. 어떻게 만들어낸 기횐데.' 평소답지 않게 두근두근 심장박동수를 올리며, 늑대는 또다른 고민속에 빠져들어갔다. 그리고 그런 늑대의 고민을 풀어줄 톡 메시지가 떴다. '벌써 자나보네. 그래. 혹시 톡 보면 연락줘. ^^ 굿잠!! 굿꿈!!' "휴우-" 메시지를 확인한 늑대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네. 후후-. 근데, 세리니? 세리니? 뭔가 좀 낯익은거 같은데.....' 한 번 고개를 갸웃거린 늑대는, 이제 걱정거리도 사라졌고 침착하게 작업을 진행해갔다. '전화를 안받아? 왜?' "고객이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멘트를 듣는 순간, 세린은 심장이 폭발한 것만 같았다.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을 지수가 아니었다. 전화를 못 받을 몇몇 상황들을 생각해 봤지만, 그다지 이치에 맞지 않았다. 동생을 잃은 언니의 직감은 무서웠다. '뭔가 있다!' 세린의 머리는 빠르게 돌아갔다. '어떡해야하지? 경찰에 신고? 아니야. 경찰 낌새라도 느끼면 그 새끼가 어떤 짓을 할지 몰라. 그리고 아무일도 아닌 걸수도 있잖아. 괜히 경찰 불렀다가 아니면 곤란해질텐데. 그럼 어떡하지?' 불과 십여초의 시간이 몇 년 같이 느껴졌고, 세린은 재빨리 톡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벌. 써. 자. 나. 보. 네......" '묶어두자.' 그녀가 내린 결론이었다. 놈은 분명 강간후 살인을 저지른다. 만약 정말 놈이라면, 시간상 아직 여유가 있다. 놈이 지수를 죽이기 전에 몰래 덮치면 된다. 할 수 있다. 아니 해야만 한다. 또 한 명의 동생을 그렇게 보낼 수는 없다. 그리고 만약 아무일도 아닌거라면, 분명 아직 지수의 취침시간은 아니니, 어떤식으로든 연락이 올거다. 연락이 오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면 그만이다. 정말 그 판단이 맞는지 검토할 시간조차 부족했지만, 세린은 자신의 직감과 판단을 믿어보기로 했다. "똑- 똑- 똑-" 노크소리와 함께 세린은 방을 뛰쳐 나왔다. "어~. 어~. 다미 누나!" 황당해 하는 손님과 남자직원을 뒤로 한 채, 세린은 입구까지 한달음에 도착했다. "야! 너 그 꼴로 어디가! 야!" 뭐라뭐라 소리치는 최실장의 이야기는, 타이트한 간호사 원피스 치마 옆이 찢어진 채, 팬티와 엉덩이살이 다 드러나 보이도록 내달리는 세린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수야, 기다려! 언니가 갈게.' 세린의 머리에서 간호사캡이 떨어져 내렸다. "예? 뭐라고요? 아니 세린씨. 좀 천천히, 천천히 말씀해 보세요." 오늘도 공쳤다는 생각으로 차에 시동을 걸던 진욱이 옆자리에 준수를 쳐다봤다. "왜요? 무슨 일인데요?" 준수는 한눈에 진욱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낄수 있었다. "예. 예. 알았어요. 일단 주소 보내주세요. 우리도 바로 그리로 갈게요. 그리고 아시죠? 절대, 절대 경찰은 안됩니다." 전화가 끝남과 동시에 '부르릉-' 차에 시동이 걸렸다. "아니 무슨 일이냐니까요." 준수가 다그치자, "늑대가 나타난거 같대요. 안전벨트 꽉 매세요." 진욱이 악셀을 밟았다. 추웠다. 분명 달력은 여름인데, 금방이라도 심장이 얼어붙을 듯한 한기에 지수는 눈을 떴다. "흐우웁-" 입이 막혀있다는 걸 확인하면서 지수는 발버둥을 쳤다. 곧, 알몸으로 손발이 묶여있다는 것도 확인 되었다. "어? 깼네? 아유~. 미인은 잠꾸러기라더니. 후후-."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능글맞은 웃음을 낼름거리며 늑대가 지수에게 다가왔다. "으흐음-!. 으후움!" 매트리스만 덜렁있는 침대위에서 지수는 가까스로 상체를 일으켜 세울 수 있었다. "에이-. 이래서 진짜 침대가 좋은데. 묶기 좋게 모서리에 틀도 잘 되어있고...." "우흐움! 흐으으움!!" 늑대는 격렬하게 발버둥치는 지수를 번쩍 안아들고는 그대로 비닐위에 또慧? "넌 그냥, 여기서 시작해야겠다." 씨익-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늑대는 주머니에서 칼을 꺼냈다. "후우우움!! 후우우움!!" 지수의 몸부림에 비닐이 미친듯이 바스락거렸다. "왜? 별로야? 재밌을거 같지 않아?" 늑대의 칼등이 스으윽- 지수의 목덜미를 ?었다. "가만히 안있으면 다음엔 칼날로 그을거야. 알아들어?" 늑대는 지수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내려주었다. 그 손길에 온몸을 파르르 떨며 지수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후후-. 그래. 그래야 착한 아이지. 너 나 잘 알잖아. 매너 아주 아주 아주 베리 베리 베리 굿 손님. 응?" 머리를 쓰다듬던 늑대의 손이 지수의 볼을 어루만졌다. "큰소리 내면 죽는거야? 약속!" 늑대가 새끼손가락을 앞으로 내어보이자, 지수는 빠른 속도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찌이익-' 지수의 입을 덮고 있던 테이프가 떨어져나가고, "푸하아-. 허억-. 허억-." 지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큭큭큭. 너 정말 귀엽다. 후후-." 숨을 쉴 때마다 덜렁거리는 지수의 그 풍만한 젖가슴을 늑대가 살살 주물렀다. "왜, 왜 이러세요." 확연히 떨리는 음성으로 지수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하아-. 어쩜 너네들은 하나같이 멘트가 똑같니? 왜, 왜 이러세요~." 늑대는 울먹이는 듯한 지수의 표정을 흉내내었다. "왜긴~. 남자가 여자 묶어놓고 뭐하겠어? 응? 너 잘 하는 거, 그거 하려는 거지 뭐." 늑대는 유방만큼이나 도드라지는 지수의 유두를 두손가락으로 꾹 집어 눌렀다. "하악-." 저릿한 고통에 지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왜? 또 아프다고 하지 말아달라고 아양 떨어보지? 응?" 늑대는 더욱더 세게 지수의 유두를 꼬집었다. "하읍-" 행여나 큰소리를 냈다 봉변을 당할까, 지수는 그 치욕스런 고통을 꿀꺽 삼켰다. "그냥. 가게에서 하던대로만 하면 돼. 조용히 한 번 놀다 갈게. 후후-." '툭툭-' 젖가슴을 손바닥으로 쳐대는 늑대의 말을 지수는 믿지 않았다. 인터넷과 트친들은 그녀가 무참하게 강간 당한 후 목이 잘려 죽을거라는 걸 이미 알려주었다. '흑흑. 나 어떡해. 나, 나 죽는거야. 흑흑흑.' 어차피 죽을거 냅다 소리를 질러볼까도 싶었고, 그래도 안면도 있는데, 최대한 잘 해주면 혹시 예뻐서라도 살려주지 않을까도 싶었고, 어떻게든 구워삶아서 아침까지 상대해주다 보면, 무슨 수가 나지 않을까도 싶었고, 아무튼 이런저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는 지수였다. 그리고 그 중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역시, '세린이 언니. 나 어떡해. 흑흑.' 세린이었다. 기댈대라곤 아무것도 없던 자기에게, 그나마 이제 좀 따뜻한 사람이 하나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이제 좀 '행복'이라는 걸 느껴보는가도 싶었는데, 그 끝이 너무 빨리 찾아오는 것만 같았다. "저, 정말 시키는대로만 하면 사, 살려는 주시는거죠?" 지수는 최대한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하는 듯한 눈빛으로 늑대를 바라 보았다.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기로 한 것이다. "그러~엄. 나 매너 굿 오빠잖아. 후후후." 재밌게 놀 수 있겠다 싶었는지, 기분좋은 웃음을 지으며, 늑대는 지수의 보지에 손가락 두개를 '푸우우욱-' 찔러 넣었다. "하윽-" 예고도 없고, 배려도 없는 그 손가락에 지수는 짧은 고통을 표현했다. "후후-. 그럼 우리 뭐 부터 시작해볼까?" 여전히 창밖엔 보름달이 환했다. "여기요. 아저씨. 여기서 세워주세요." 택시에서 내리는 세린의 꼴은 말이 아니었지만, 그녀에겐 자신의 행색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택시에 올라탔을 때 부터 내릴때 까지, 수백번은 더 택시기사의 머릿속에서 강간을 당했을 그녀였지만, 그런 더러운 눈길 따위도 중요하지 않았다. 아직 지수에게서는 그 어떤 연락도 오지 않았고, 세린은 자신의 나쁜 예상이 들어 맞아가는 듯 하자, 점점 더 불안하기만 했다. '아직 오려면 멀었을텐데. 기다려야 하나? 아니면 나 혼자서라도 들어가?' 준수와 진욱이 오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고, 지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 세린은 자신할 수 없었다. '근데 들어가서 뭘 어떻게 해야하지?' 지수의 집이 코 앞인 골목까지 와서도 세린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자기가 늑대를 이렇게 일대일로 상대해야 하는 경우의 수는 계산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해보는거야. 어차피 목숨따윈 잊은지 오래잖아.' 민혜가 죽은 그날 자신도 죽여버린 세린은,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반쯤 나가 떨어진 벽돌 하나를 오른손에 꽉 쥐고, 천천히 지수의 집 현관쪽으로 향했다. 발자국 소리가 들킬까, 하이힐도 벗어 던지고 맨발로 한 발 한 발 걸어가는 그녀의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밤은 고요했다. 두근. 두근. 한 발. 한 발. 현관문 앞에 선 세린은 "후우-" 길게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현관문 손잡이를 잡아 돌렸다. '쭈우욱-' '쭈우욱-' 지수는 늑대의 자지를 입에 문채 연신 머리를 끄덕거렸다.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거라곤,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는 이 남자의 자지를 빨아대며, 일분 일초라도 살아있는 시간을 연장시키는 것 뿐이었다. "후후-. 혀가 착착 감기는게 역시 잘하네. 크크큭-" '푸우욱-' '푸우욱-' 지수의 입보지 놀림에 맞춰 허리를 흔들어대는 늑대는, '뽀드득-' '뽀득-' 자신의 자지기둥과 귀두끝에 때를 벗겨주는 그녀의 혓바닥이 무척이나 마음에 드는 듯 했다. 늑대가, 동그랗게 뜬 눈으로 입술을 오물거리며 올려다보는 지수의 보조개를 저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콕- 눌러보는 그 때, "철커덕-" 크진 않았지만 분명 현관문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고, "퉁-" 하는 잠겨진 문이 당겨지며 걸리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휙-' 늑대는 소리가 나는 현관문 쪽을 바라보았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지수는 있는 힘껏 자신의 입안에서 놀고있는 자지를 이를 세워 물었다. "으아아악!!"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늑대는 칼을 떨구며 사타구니께를 쥐어잡고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살려주세요!" 하는 외침과 함께 양손이 뒤로 묶인채 지수는 현관쪽으로 내달렸다. "살려주세요!" 희미하게 들려왔지만, 그 소리는 분명 '살려주세요' 였다. "강형사님!" 브레이크를 밟으며 도철은 강형사를 쳐다봤다. "뛰어!" 후다닥-. 두 사람은 달빛보다 빠르게 자동차에서 내렸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미칠듯이 달려 나갔다. '살아있구나!' 세린은 지수의 목소리 확인되자 저도 모르게 울컥거렸다. "지수야! 괜찮아? 언니야. 언니. 괜찮아, 지수야?" "언니-! 허으엉~. 언니~." 세린의 목소리에 눈물을 터트리며, 몸을 뒤로 한채 묶인 손으로 잠긴 현관문을 돌리는 지수의 눈에, "으아-악!. 이 씨발년이!" 칼을 집어들고 다가오는 늑대가 보였다. "아악! 안돼! 아아악!" 소리를 지르며 지수는 겨우 현관문을 열었고, 세린에 의해 확- 잡아당겨진 현관문을 타고, 그녀는 그대로 뒤로 넘어지듯 쓰러져 내렸다. 쓰러져 내리는 지수의 위로 늑대가 내뻗은 칼이 허공을 갈랐고, 그 칼끝이 멈춘 곳에 세린의 오똑한 콧날이 있었다. "이 개새끼야!" '퍽-' 세린의 오른손에 있던 벽돌이 그대로 늑대의 왼쪽 머리를 강타했다. '풀썩-' 늑대가 앞으로 고꾸라졌고, "지수야!" "언니~. 허으우엉~ 엉엉~." "괜찮아. 괜찮아. 언니가 왔잖아. 이제 괜찮아." 세린은 주체할 수 없이 울어대는 지수를 꽉 감싸 안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완전히 정신을 잃은듯, 늑대는 엎어 쓰러진 그대로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올 때가 되었는데.' 세린은, 진욱과 준수팀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너덜너덜 해진 간호사복 앞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그녀가 미처 통화를 누르기도 전에, '다다다다-' 발소리가 빠르게 다가왔고, "강형사님 이쪽입니다! 괜찮으세요!" 도철이 세린과 지수쪽으로 다가왔다. "아니, 세, 세린씨가...." 열린 문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으로 세린의 얼굴을 확인한 도철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누가 봐도 '나가요' 라고 할 듯한 옷차림에 그녀의 모습은, 자신이 알던 그 정세린이 아니었다. "김형사님...." 당황하긴 세린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경찰이 나타나면 안되는 시나리오였다. 어떻게 잡은 복수의 기회인데, 순순히 법의 심판을 받고 감옥에서 잘먹고 잘살게 만들기에는, 민혜의 목숨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이 남자는 누구예요? 혹시?" 도철은 아직도 그 상태 그대로인 늑대를 쳐다봤다. "엉엉~. 느, 늑대래요. 어엉엉." 행여 떨어질까 두려워, 세린의 품을 더욱 세게 부둥켜 앉으며 지수가 울먹였다. "뭐! 늑대? 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강형사가 나타났다. '이제 다 끝나는거야? 이렇게 허무하게?' 도철에 강형사까지 나타나자 세린은, 늑대를 잡기 위해 버텨왔던 날들이 떠올랐다. 이걸 원한게 아니었는데. 차라리 죽여달라고 사정하는 비명을 들어가며 1mm씩 놈의 목숨줄을 죄여가야 하는데, 이대로 모든 것이 다 끝나버리는 것만 같았다. "야, 일단 반장님께 연락해. 씨발. 됐어. 이제." 강형사는 쓰러져있는 늑대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고, 도철은 반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그렇게 두 남자가 각자의 임무에 바쁜 순간을 가로질러, 뚜벅. 뚜벅. 자신의 임무를 위해 또 다른 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네. 반장님. 여기가 어디냐면요." 전화를 걸던 도철은 순간 멈추고, 거대한 덩치의 남자를 바라봤다. "도진욱씨?" '퍼억-' 진욱의 주먹이 대답 대신 도철의 복부를 강타했고, "뭐야 당신!" 깜짝 놀라 달려들던 강형사도, '퍽-' 한방이었다. "어머! 으악! 흑흑흑. 어떻게 언니. 엉엉~." 갑작스런 상황변화에 지수는 더욱더 세린의 품을 파고 들었고. "아니 지금 이사람이! 경찰을 때리면 어떡해요! 아놔 진짜 돌아버리겠네. 조또." 준수는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쓰러진 도철과 강형사를 살폈다. "무슨 주먹이 씨발.... 에이~. 아, 어떡할거예요. 이제." 짜증이 잔뜩 묻어나는 준수의 질문을 무시하고, 진욱은 수갑이 채워진 늑대를 번쩍 들어올려 어깨에 맸다. "저, 저, 저 봐라. 저거. 이건 무슨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야. 짐승." 진욱의 압도적인 포스에 준수는 질려버렸다. "저기요! 어디로 가실건데요. 저도 같이 가야죠!" 너만의 복수가 아니라는 듯, 세린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이 새끼 피 한방울이라도 더 뽑아내고 싶으면, 따라와요." 진욱의 말에 세린은 급하게 준수에게 부탁했다. "저기요. 여기서 경찰들 올 때까지 잘 좀 지켜주세요. 부탁 드릴게요." "아니, 왜 나 한테 그걸. 이야기 했잖아요. 난 엮이기 싫다고. 당신도 나랑 엮이기 싫다며?" 준수는 당황했고, "어, 언니. 어디가려고? 안돼 언니. 가지마. 나랑 있어. 허어엉~." 지수는 울었다. "믿을게요." 준수의 손을 한 번 꽉 잡은 세린은, "괜찮아. 지수야. 문 잠그고 방에서 좀만 기다리면 경찰들 올거야. 응? 언니가 꼭 해야할 일이 있어서 그래. 미안해. 지수야. 언니 금방 다시 올게. 알았지? 응?" 지수의 등을 몇번 토닥거려 달래준 후, "잠깐만요. 같이가요!" 진욱을 쫓아갔다. "쾅-!" 늑대를 던져놓고 차 트렁크 문을 닫는 진욱의 팔을 세린이 잡았다. "내가 잡은 거예요. 그러니까, 끝은 내가 볼거예요." "미안하지만, 나도 이새끼가 몇 대 맞고 언제 죽을지 알수가 없어요." 진욱은 차 뒷좌석 가방에서 서류봉투 하나를 꺼내들고는 준수에게로 갔다. "전세 계약서랑 집주인 연락처예요. 이야기 이미 다 끝내놨으니까, 찾아가면 5천만원 내줄겁니다." '툭-' 진욱이 내던진 서류봉투를 주워 챙기며, "흠흠. 약속 지켜줘서 고맙긴 한데, 혹시 이상한 생각하는건 아니죠?" 준수가 물었다. "이미 우린 충분히 이상하잖아요." 만난이래로 처음 보는 풋- 웃는 표정으로 진욱이 뒤돌아섰다. '삐이이잉~' 멀리서 사이드카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촤악-' 온 몸을 적셔오는 물줄기를 느끼며 늑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여기가 어디지?' 그곳이 어딘지는 알 수 없었지만, 늑대는 지금 자신이 의자에 단단하게 묶여져 앉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정신이 좀 드냐? 죽었는지 알고 깜짝 놀랐잖아. 너 그렇게 쉽게 못 죽는다." '찰싹-' 진욱이 가볍게 늑대의 뺨을 갈겼다. "후우-. 너 씨팔. 크크큭. 그 쪼그만 년 애인 맞지? 크크큭. 씨팔. 쪽 팔리게. 캬악- 퉤!" 폐공장 창고 정도 되어 보이는 주변을 둘러보며, 늑대는 바닥에 침을 한번 걸게 뱉어냈다. '퍽-' 예고도 없이 진욱의 주먹이 늑대의 배에 꽂혔다. "허억-." 의자에 묶여 고통을 그대로 온몸으로 받아내는 늑대에게, "새끼가 비명 좀 들어볼려고 입 열어뒀드만....혓바닥부터 잘라줄까?" 진욱이 말했다. "혓바닥 자르면 너무 쉽게 죽잖아요. 손톱 발톱 부터 하나하나씩 뽑아놓고 시작하죠." 어디서 구했는지 녹슨 펜치 하나를 들고 세린이 늑대에게 다가왔다. "후우욱-. 너, 너는 뭐야 씨발년아. 후우-." 아직도 기가 살아있는 듯, 늑대는 세린을 노려봤다. "아! 씨발. 세린이. 세린! 그래, 정세린!" 세린의 얼굴을 자세히 보자 번뜩 생각이 났는지 늑대가 소리를 질러댔다. "씨발년. 크크크큭. 네 년 동생 지갑에서 네 년 사진 보고 좆을 한 번 푹 담가줘야지 했었는데. 크크크?." 뭐가 좋은지 늑대는 실실 웃음을 흘려댔다. "호-. 그래. 언제까지 니 새끼 아가리에서 웃음이 나오는지 보자." 세린은 가만히 늑대의 오른손 엄지손톱을 펜치로 꽉 잡았다. "크크크?. 그거 아냐? 네 년 동생 아다였.... 으아악!!" 처절한 비명소리와 함께, 엄지 손톱이 뜯겨져 나갔다. "아아악! 씨발년아! 이 개같은 것들이!!" 늑대는 온몸을 격하게 흔들어대며 욕설을 퍼부었다. 아무말 없이 세린은 늑대의 오른손 검지 손톱을 다시 펜치로 잡았다. "슬슬 새벽이 오는구나." 늑대의 엄지손가락에서 뚝뚝 떨어져 내리는 핏물을 바라보며 진욱이 중얼거렸다. 보름달이 지고 있었다. * 드디어 '늑대의 밤' 이 완결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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