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대학 - 12부 | 야설공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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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 12부
최고관리자 0 10,043 2022.10.26 18:26

대학 12부




제대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제대하면 잠이라도 편하게 잘줄 알았다.


제대하면 세상모든 고민이 없어지는 줄 알았다.


제대하면 세상을 여는 모든 키가 내손에 쥐어지는줄 알았다.


제대하면 세상사람들이 축하한다며 나를 반길줄 알았다.


제대하면 내가 속 차릴줄 알았다.


제대하면 나는 멋있는 남자가 될 줄 알았다.


제대하면 군생활을 모두 잊을줄 알았다.


그러나 이러한 내 생각은 딱 일주일만에 없어졌다.




일주일만에 나는 편두통이 생겼다. 머리는 아프고 가끔씩 군생활을 다시 하는 악몽도 꾸었다.


몸은 순식간에 무거워지고 게을러지기 시작했다.


나를 반겨준 것은 오직 가족 뿐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보고싶었던 어머니와의 즐거운 대화도 3일만에 바닥이 났다. 그리고 특별히 할일도 없었다.


내가 군생활을 하면서 특별히 얻은 재주도 없었다.


과거에도 공부는 안했지만 이젠 완전히 똥멍청이가 된 것 같았다.


버스를 탈때도 새로 배워야 할정도였다.


군생활 하면서 운전면허하나도 못따왔다...........................


일주일만에 자신감은 바닥이 들어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침울함이 밀려왔다. 오히려 군입대하기전보다 더 힘이 들었다.


방바닥을 눈치보며 긁다가 문득 예전에 메모했던 수첩이 생각났다.


나는 얼른 책상을 뒤졌다. 다행히 그 수첩은 그대로 있었다.


가슴이 뛰었다. 2년2개월이라는 시간이 어제처럼 느껴졌다. 분명한 갭이 있는데도 그 험한 군생활이 들어있었는데도 그 수첩을 보자 과거 2학년시절이 기억속에서 되살아났다.


‘ㅎ 너는 날 기다리고 있었니?’


마치 옛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이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떨리는 손으로 수첩을 열어보았다.


물론 많은 내용은 들어있지는 않았지만...그곳에 내 고민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하아.......’


한 장씩 짧으나마 메모들을 읽으면서 한숨과 함께 미소가 나오게 한 글귀들이 보였다.


‘지훈...화이팅....’


‘넌 할수 있어’


‘잊지말자 이순간을...........’


나는 그 부분에서 손을 멈추고 시선을 고정시키며 글을 여러번 되뇌였다.


‘잊지말자 이순간을.........’


‘그래....그순간.....마지막날.....군입대 바로직전 미친 듯이 뛰어돌아다니던 그곳....


청소부아저씨만이 있었던 그 쓸쓸한 거리.....‘


나는 보물이라도 찾은 듯이 그 글귀를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


‘정말 내가 제대했구나.....’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그리고 몇장뒤에 나온 이름하나....


‘미..숙...’


난 온 머리카락이 곤두 서는 것을 느꼈다.


‘미숙...미숙...미숙.....’


미숙이는 예정대로라면 졸업반일것이다. 그것도 지금이 2월이니깐. 며칠사이로 졸업을 할것이다.


“휴...우....”


체념비슷하게 더 이상 생각지 않고 넘겼다.


거기엔 미숙이와 함께 들었던 선배란사람에 말들이 적혀있었다.


‘목표...계획...실천...’


‘생각은 깊게 고민은 짧게...’


자정을 넘긴 이시간 나는 그 메모를 가슴에 새기고서 군입대 전날 뛰어다녔던 그 거리로 나갔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에 들어왔지만...난 추운 것을 느끼지 못했다.


깡마른 추위에 별빛은 유난희 빛나있었다.


“내가 제대했어.....내가 제대해버렸다구....”


“정말 시간이라는 것은 흐르는 것이구나....”


“빠르다...시간은 정말 빠르다....”


“그럼 이순간은 ....이순간은 ....영원할까?”


나는 인생의 고귀한 깨달음을 얻은것처럼 집으로 바삐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수첩에 써나갔다.


‘내가 지금 할수 있는 일은?’


‘아르바이트, 도서관에서 공부하기, 복학, 여행가기, 술먹기, 빠구리 뛰기....’


“그래 복학하자....복학하자...일단은 나를 적응시켜야될 것 같다....”


나의 최종결정은 복학하는것이었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미숙이도 며칠후에 졸업한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다. 남자친구에대해서도 물어보고 싶었으나 차마 묻지는 못했다.


졸업식에 모자 눌러쓰고 가볼까....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개쪽 당하느니 참았다. 그래도 군대성깔은 남아있어 무슨짓을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3월 드디어 복학했다.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 이렇게 어색할순없었지만 가끔씩 아는 얼굴도 보이기도 하고 새로 복학한 여럿 예비역 선배들도 만나다보니 그나마 걱정했던만큼은 아니었다.


예비역들은 만났다하면 군대얘기뿐이었다.


서로 얼마를 맞았느니....뺑뺑이를 얼마나 돌았느니....어쩠느니......


지겨울만도 한데 매일 만났다하면 군얘기 뿐이다.


그사이 신입생들도 많이 들어왔다. 푸릇 푸릇한 신입생들과 안면을 트는 것이 가장 곤혹스러웠다.


후배란놈도 휴학했다가 복학한놈이 있었다. 그놈은 신의 아들로 군면제자였다.


‘저런 병신같은놈. 겉으론 멀쩡하구만.....면제자네....시밸...!!’


속으로 위아래 훑어보며 욕을 한바가지 해주었다.


그런데..........


나는 그 후배 앞에서 비참해질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 병신같은 후배놈이 외국인 교수와 솰레 솰레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영어로 말이다....


‘이런...병신도 아니고...이건....’


알고보니 그놈은 남들 군대갈 때 같이 휴학하고 영어유학을 갔다왔단다....


어이가 없었다. 아니 어이가 기절을 하고 깨어났다가 다시 자살을 한것이다.


‘세상 참 불공평하네...누군 군대가서 좆지랄하고 ...누구는 유학가서 영어로 대화하고....참내...’


그러나 이런 세상 불공평은 아무도 이해해주지않았다.


그저 예비역들이 모여서 소주먹으며 안주거리도 씹을 내용뿐이었다.




나는 그 자주 모였던 예비역 선배중의 소개로 운전면허 학원에 다녔다. 운전면허부터 따기로 맘 먹었다.


생각보다 쉬웠다. 티자.에스자.주차.에스자 후진등 코스만 알면되었다. 단 2주일만에 운전면허를 땄다.


내인생 처음으로 국가고시에 합격한 것으로 참 많이도 기뻐했다.


그 소개시켜준 선배의 추천으로 자동차학원에서 시간제 아르바이트도 하게되었다. 시간 날때마다 가서 코스만 알려주면 되었다. 월급은 많지는 않았지만......그래도 나에겐 큰 도움이 되었다.


나같은 초짜도 운전면허 열풍으로 인하여 일손이 딸려 써준 것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할수 있는 기회였다.


운전면허 학원을 찾는 사람은 그 종류가 다양했다.


그중 제일 많은 층이 아줌마들이었다. 코스에서 주행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장수생들이다.


젊은층과 오토반, 그리고 아저씨반은 그런데로 2-3주내에 코스를 마스터하고 주행코스로 들어가지만 아줌마들은 달랐다.


그들은 분명 금성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코스는 별게 없다. 공식이 있기에 그 공식대로만 하면 된다. 그런데...이 금성에서온 외계인들은 공식을 백번을 알려주면 백 한번을 까먹고서...


“홍홍홍호.....”웃으면 끝이다.


젊은 여학생들중에 상당히 매력있는 여성이 오면 적잖히 정성을 기울여 알려준다. 코스에대한 상세한 설명과 그동안에 노하우를 소상히 알려준다.


좀 걸려들길 바랬던 것이다. 하지만 쉽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이상한데서 그 기회는 내게 왔다.


그건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줌마반이었다.


그 아주머니는 금성에서 온 외계인처럼 한국말을 알아듣지 못할정도는 아니였지만...공식하나하나를 설명하면 교태스러운 웃음으로 색기를 바라는 것이다.


어찌나 색기가 강하던지...한눈에 보통여자가 아님을 느낄수 있었다.


“아!!! 여기서...왼쪽 백밀러를 보시고 핸들은 오른쪽으로 한바퀴반을 돌리시고 .....”


“이렇게요?...ㅎㅎㅎㅎㅎ홍”


“네...네....아주좋아요...그리고 그상태로 그대로 약 1미터를 간다음.....”


“...요만큼요?”


“네...스톱...스톱....좋아요...여기서...다시 핸들을 중앙에 맞추시고...뒷바퀴가 백밀러로 보이는 선에 거의 맞물리려고 할때........후진기어를 넣으시면 됩니다.”


1종면허 신청자로 1톤 트럭을 운전교습중인 이 아주머니는 나에게 상당한 호감을 표시했다.


언제나 교습이 끝나면 그냥 가는 법이 없이 음료수를 사가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머...얼마되지 않아 친절한 아주머니는 코스를 마스터 했다.


“선생님?”


코스에 마지막날 그 아주머니는 나를 불렀다. 호기심을 유발케하는 아주머니여서 나는 얼른 반응을 했다.


“네......아주머니....”


“저기.....그동안 고마워서요.....점심어때요?”


“오늘요?”


“그래요...제가 쏠께요....ㅎㅎ”


교태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 아주머니는 비록 40대초반이었지만 키는 상당히 커서 몸매는 밉상이 아니었다. 다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그녀의 입모양이었다. 그 아주머니의 입은 한쪽으로 약간 쏠린듯한 모습이었다. 말을 할때는 티가 나지 않았지만 크게 웃을때 약간 눈에 거슬렸다. 가슴은 역시 40대의 풍만함이 느껴졌다. 엉덩이는 군살이 제법들어 상당히 커보였다.


우리는 학원가 건물안에있는 자장면집에서 밥을 먹었다.


“ㅎㅎ 고마웠어요....ㅎㅎ”


“아이 머...다 그렇죠.....그래도 아주머니는 상당히 빠르신거에요...”


나는 칭찬을 했다.


“ㅎㅎㅎ 내가...좀........잘해요.....ㅎㅎ”


“하하 머든 잘하나보죠?”


“호호호홍.....그래요.......”


응큼한 얘기도 잘 받아 주었다.


나는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여자가 ...나를 ......꼬시는 것인가...


아님 원래 색기를 흘리고 다니는 성격으로 침만흘리게 하는 부류인가 확신이 서지않았다.


“이제 주행으로 가겠네요?”


나는 먼저 물었다.


“ㅎㅎ네.....주행으로 가는데....거기서 잘못하면 어쪄죠?”


“머든 잘하시는데...주행 못하겠어요?”


“ㅎㅎ...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세요....ㅎㅎ”


“저야머.....겨우 코스공식만 아는데요....멀....”


“왜요....잘하시드만요....그리고요....이참에 부탁이 있는데요?”


“부탁요?”


“네.......운전면허 따고 차를 구입할거예요....그럼.....저 시내 연수도 해주세요....”


“네?”


“ㅎㅎ 아이 어차피 시내연수 해야될 것 선생님이 해주시면 좋잖아요...”


나는 그때까지 자가용은 몰안본적이 없었다. 겨우 운전한다는 것이 학원내에서였다.


하지만 지금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하하...그러죠 머.....하지만 수강료는 비쌀거예요.....ㅎㅎ”


“ㅎㅎ.....그건 걱정마세요...선생님.....연락처좀 주세요....”


나는 망설였다...망설이며 대가리를 굴렸다. 이게 만약 뉴스에 나오는 꽃뱀이면...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예...저 연락처가 없습니다. 지금 학원으로 하시면 됩니다....”


“ㅎㅎ 그래요...학원으로 연락할께요....”


아주머니는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다. 그때 아주머니가 꽃뱀이 아니란걸 거의 확신할수 있었다.




며칠이 지났는지...정말 그 아주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면허를 땄으며 당장 시내 연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어느정도 학원을 등록할수 있는 돈이 모였고...이참에 때리쳤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아르바이트를 해주기로 했다.


아주머니에 차는 소형차였다. 아방띠라는....


처음엔 나도 떨렸다. 처음으로 운전을 하는 거라서...하지만 별차이는 없었다.


그래도 처음부터 도로로 나가느니 아파트 주변을 천천히 도는 연습을 했다...


“보통은 아저씨가 해주지 않나요?”


“ㅎㅎ 아저씨.....호주가 있어요....ㅎㅎ”


어...이런 이건 머 드라마얘기도 아니고........


“아...그래요.....”


“지금은 애들이 중학생이고...시간이 남고해서 이러고 있네요.....ㅎㅎ”


“아...그래요.....”


그 아주머니는 시동을 자주 꺼먹었다. 승용과 트럭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나 보다.


백밀러보는 것 자체도 상당히 틀렸는지.....나는 조수석에 앉아서 그녀의 팔과...눈과 얼굴을 가까이 대고서 끊임없이 조정을 해주어야했다...그럴때마다....호호홍거리며 교태스러운 웃음을 계속 지었다.


시간은 그리 길게 갖지 않았다...


“한 일주일 걸릴거예요.....”


“네...선생님.....”


며칠동안을 그렇게 하니 제법 시동을 꺼먹지 않아 드디어 시내까지 나가 연습을 할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그럴즈음 점심초대를 받았다......


“아....정말 실례가 많습니다.”


하며 집안으로 들어갔다.


“선생님......실례는 무슨.....”


“그래도....허허...”


“아무도 없으니까요.....편히 있어요....ㅎㅎㅎㅎ”


나는 간단히 씻고서.....그녀와 점심을 한뒤...점점 더워지는 날씨탓에 맥주를 마셨다...


대낮 부터...맥주파티에 우리는 점점 젖어들어갔다...


“홍호호홍....”


내 군대얘기에 그녀는 연신 ....웃어댔다...그리고 애인과헤어진얘기등 사소한 얘기까지 모두 했다...


“어머머....어머머....정말 되게 나쁘다....그여자....”


“.........”


“이렇게 먼진 선생님을 놔두고....어딜갔데...글쎄....”


그녀는 상당히 혀가 꼬여있었다...


“우리 선생님도 상당히 외로우시겠네요...”


“..........”


“너는 우리신랑 얼굴도 제대로 못봐요.....솔직히 해외 출장을 자주 다녀서....”


“네.....”


“ㅎㅎㅎㅎ”


나는 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선을 분명히 긋고 싶었다.


어차피 여기서 헤어지면 두 번볼일이 없기에.....


“저기...처음 전 아주머니가 꽃뱀인줄 알았어요...”


“네....? 꽃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네...그래서 저에게 이렇게 잘해주시나 했지요....하지만 이렇게 점심 초대까지 받았으니....


죄송합니다....“


“ㅎㅎ.......정말 재밌어요.......ㅎㅎ 괜찮아요...ㅎㅎ”


“저기 아주머니....제가 뺨맞을 각오로 물어볼것이 있어요....”


나는 술기운에 다시한번 물었다...


호기심 가득한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꽃뱀인줄 알았지만 따라온이유는 역시...저도 남자라....헤헤....혹시나 해서였어요...”


“ㅎㅎ.....솔직하시다....”


“그래서 였어요.....딴건 없고.....무례했다면 죄송합니다...”


“괜찮아요...ㅎㅎ....저도 솔직히 전혀 관심이 없었다면....이렇게 했겠어요....”


나는 놀라 아주머니에 눈을 보았다...


“옆으로 가도 될까요...?”


“ㅎㅎ...네....”


나는 그녀의 옆으로 갔다...그리고 천천히 아주머니에 입술을 더듬었다....


그 순간.....그 아주머니가 말했다...


“선생님....뒷끝없죠?”


“하하....제가 원하던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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